너무 재밌어서 3번 넘게 보고, 최근엔 스크립트 구해서 영어도 공부하고 있는 영화, 빅쇼트 (Big Short, 2015) 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어느정도 용어들을 아는 상태에서 보긴 했는데, 영화가 워낙 급박하게 흘러가다 보니 완벽하게 다 이해하진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금융용어와 금융지식들, 그리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대해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1,2부에 나눠서 설명하겠습니다.

 

 

 

◎ 미국 주택시장 버블의 배경 ◎

https://tradingeconomics.com/united-states/interest-rate

미국은 2000 ~ 2001년 닷컴버블 (IT버블), 911테러 등을 겪으며 경기가 침체되자, 경기부양책으로 저금리 정책을 펼칩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나타내는데, 2000년이전 약 5년동안 5~6% 대였다가 2000년도 초 급격하게 금리가 인하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낮아졌다?

  1) 기준금리는 모기지금리에도 영향을 주므로, 주택구입의 조달비용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됩니다. (주택시장 활성화)

  2) 미국 국채의 표면금리가 낮아집니다. (이전엔 국채 사면 6% 가만히 앉아서 이자 받을 수 있었는데, 1-2%대밖에 못받음)

 

주택시장의 활성화는 내수경기의 붐을 불러옵니다. 

즉 주택시장과 내수경기는 살아나고 있는 와중에, 미 국채는 이자도 낮으니 투자자들은 재미가 없었죠. 그래서 고수익 투자처에 대한 갈증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시대적 배경은, 저금리로 인해 주택시장이 활활 타오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치 최근 몇년간 한국의 집값상승률을 보는듯 하네요 ㅋㅋ 지금 50만불에 모기지 잔뜩 껴서 집을 구입해도, 곧 있으면 60만불 70만불이 될 것이니 빚이야 언제든지 집을 팔아서 갚으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부동산 불패인것이죠.

 

아래 표와 같이 2000년도 초반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주택가격지수 기울기가 갑자기 커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케이스-쉴러 미국 주택가격지수, https://fred.stlouisfed.org/series/CSUSHPISA#0

 

당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는 결정적 계기는

  • 서브프라임 (신용등급 하위층) 신용등급 사람들에게 무분별하게 모기지대출을 '변동금리'로 해줍니다.
  • 이들에게 일종의 우대금리인 '티저금리' (teaser rate) 기간이 끝나자 대출 이자가 급등하고,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람들은 집을 팔아서 상환하고자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물이 쏟아지고 집값 버블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기준금리 자체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었음)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들은, 집을 압류 후 판매하거나 경매에 붙여 대출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버블로 쌓아올린 집값이 하락함에 따라 원금회수를 못하게 되고, 이 '모기지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했던 수많은 파생상품들이 도미노 무너지듯 줄줄이 무너지며 금융권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오게 됩니다. 

 

 

 

 

◎ ABS, MBS, CDO ◎

기본 용어를 알고 보면 더욱 영화가 재밌습니다.

 

ABS (Asset-Backed Security), 자산유동화증권

기업에서 유동성이 부족하여, 보유하고 있는 자산 (기초자산, Underlying Asset) 을 현금화하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영화에서도 대사 잘 들어보시면 underyling loan, underyling bond, underyling mortgages 등 엄청 많이나옵니다)

 

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은 예대마진이 주 수입원입니다. 즉 대출을 많이 해줘야 수익성이 높아지죠. 그런데 고객들에게 거액의 돈을 대출해주고 장기간동안 나눠서 상환받으면 어느 세월에 이걸 다 회수해서 다시 대출을 내줄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나온 개념이 '자산유동화증권' 입니다.

 

은행이 고객에게 매월 상환받을 원금+이자가 총 5억이라고 했을 때 이를 '받을 권리'를 채권 -ⓐ으로 만들어서  4.7억에 팔게되면, 은행은 3천만원만큼의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만큼 ) 수십년간 나눠서 받아야했던 금액을 한번에 회수할 수 있고, 이 일시금으로 또 다른 고객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됩니다. (위의 금액은 단순 예시입니다)

 

여기서 ABS의 담보가 되는 기초자산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수익)이 나올 수 있는 상품들입니다. 

예를들면 부동산담보대출, 학자금대출, 오토론, 빌딩의 임대료 등이 있습니다.

 

그럼 빅쇼트에서 나오는 MBS는 뭘까요?  ABS는 현금 흐름을 담보하는 자산의 종류에 따라 명칭을 약간씩 달리 합니다.

 

ABS의 담보물(기초자산)의 종류 명칭
부동산 (모기지) MBS (Mortgage Backed Security)
상업용 부동산 CMBS (Commercial MBS)
건설사의 프로젝트 (PF) ABCP (Asset-Backed Commercial Paper)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만든 자산유동화증권(ABS)을 MBS라고 부릅니다.

 

위에 언급했던 ⓐ에서,  은행은 이 '받을권리'인 대출채권들을 모아서 Pooling을 한 다음 유동화전문회사(SPC)에 매각하고, 이 유동화전문 회사에서 이 대출채권들을 이것저것 조합한 다음, 이를 담보로 MBS를 발행합니다.

 

위 은행이 대출채권을 유동화전문회사에 판 순간부터 우리가 매월 갚는 돈은 은행이 아니고 채권을 사간 투자자들에게 가게 됩니다.

(가장 아래에 그림으로 설명하겠습니다)

 

 

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부채담보부증권

CDO도 ABS의 일종인데요,  ABS의 기초자산이 되는 담보물이 '부채성증권' 인 경우 이를 CDO라고 합니다.

빅쇼트의 CDO는 서로 다른 등급의 수많은 MBS를 모아서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BS와 차이점은 MBS는 동일 투자금액만큼  분산해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지게 됩니다. 기초자산에서 나오는 현금이 틀어지게 되면 동일한 위험을 지게 되는데요,

CDO는 3개의 등급으로 나눠져 있고, 기초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틀어지게 되면 후순위 그룹 투자자들부터 먼저 손실을 보는 구조입니다.  CDO에서 가장 후순위 그룹 (high risk) 를 equity라고 하는데요, equity는 등급도 부여되지 않은 거의 쓰레기 채권이라고 보면 됩니다.

 

영화에서는 이를 오래된 해산물로 스튜를 만들며 새로운 요리로 거듭나는 방법으로 설명을 합니다.

Mezzanine과 Equity 는 BBB 이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이리스크로 판단되어 시장에서 안팔리게 되면, 투자은행들은 얘네들만 모아서 또 새로운 CDO를 만듭니다. 그럼 자산군이 다양화된 것으로 판단하여 신용평가사에서 일부 그룹을 AAA를 부여하게 됩니다.

즉, original CDO에서는 BBB 이하였던 채권들이, 얘네들만 모아서 새로운 CDO를 만들면 일부가 AAA 등급을 받게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영화에서 찰리와 제이미가 AA도 사실 알고보면 개똥이라고 하며 베팅한 이유죠ㅋㅋ)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이유는, 예를들면 equity 등급 MBS 1개가 디폴트 될 확률이 50% 라고 하면,

equity 등급 MBS 200개로 이뤄진 CDO가 완전히 디폴트 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보는 것입니다. (diversified의 무서움)

 

 

아래는 개별 모기지 채권이 CDO 파생상품으로 변하는 과정을 그린 것입니다.

실제로 CDO가 파생되는 구조는 훨씬 복잡한 것 같은데 제 이해범위를 벗어나므로....... 최대한 단순화해서 그린 것입니다. 참고만 해주세용.

 

직접그린거라 발그림임..

 

아까 위에 설명드린바와 같이 안정성+고수익 투자처에 갈증이 있던 금융시장의 상황에서 이런 CDO는 큰 인기를 끌게됩니다.

모기지를 갚지 않는 사람은 없다 는 전제 하에  이를 기초자산으로 이뤄진 모든 파생상품이 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리고 CDO를 많이 만들려면 기초자산인 개별 모기지채권이 많았어야 하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등급 (모기지 대출둥급 중 가장 하위등급) 에도 무분별한 대출을 해주며, NINJA 대출 (no income, no job, no asset) 까지 성행하게 됩니다.

 

저 위에 SPC (유동화 전문회사)는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이 있고 한국의 경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있습니다.

 

 

주택 구입자로부터 MBS, CDO, CDS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영화에서 나오는 롱/숏 포지션,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한국에 준 영향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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